춘천 공지천근처 카페 아울러

공지천 명물 아울러 카페, 비 오는 날이 더 환상적이다. 

날씨가 왜 이렇게 흐린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겨울이 얼마나 추워질지 가늠이 안되는데 겨울이 오기 전에 산책도 맘껏 하고 라이딩도 원 없이 하고 싶은데 언제 비가 올지 몰라서 매번 집 근처만 배회하다가 돌아오곤 합니다. 오늘도 흐린 날씨이지만 그래도 집에서만 있기에는 너무나 답답한지라 가볍게 산책이라도 하고 오자 말하며 우리 부부는 우산 하나만 들고 공지천으로 나갔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우리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비가 쏟아지고 많은 양의 비는 아니라서 둘이서 사이좋게 우산 하나쓰고 산책을 이어갔습니다. 매번 지나다니다가 본 아울러 (AULER)라는 카페가 있었는데 사람이 늘 많아서 한 번도 안 가봤던 장소였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비까지 내려서인지 아무도 없는 것 같아 라테나 한잔 하고픈 맘에 카페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춘천 공지천근처 카페 아울러
춘천 공지천근처 카페 아울러

아울러는 실내공간은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야외 공간에 마치 캠핑장처럼 꾸며놔서 날씨 좋은 날은 사람들이 야외에서 워낙 커피 마시는 모습을 많이 본 지라 우리도 역시 야외에서 마셔보고픈 맘이 들었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아니고 캠핑장 같은 천막 안은 젖지 않았을 것 같은 맘에 약간 설레어하면서 커피를 주문하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춘천 공지천근처 카페 아울러
춘천 공지천근처 카페 아울러

커피만 파는지 알았는데 식사로 대신할 수 있는 파스타와 피자 떡볶이까지 있어서 야외에서 먹으면 정말 꿀맛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식사를 하고 나왔기에 아이스라테 두 잔을 주문하기로 합니다. 다음에는 날씨 좋은 날 와서 그라운드 존에서 꼭 식사를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캠핑은 정말 도저히 저희랑은 맞지 않아서 갈 자신이 없기에 캠핑을 대신해서 집 앞에서 이런 분위기를 즐길 수 있음에 행복했습니다. 

춘천 공지천근처 카페 아울러
춘천 공지천근처 카페 아울러
춘천 공지천근처 카페 아울러
춘천 공지천근처 카페 아울러

아울러 카페의 내부는 정말 심플하기 그지없습니다. 모든 물건들이 깨끗하고 심플하고 어찌 보면 휑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저희 부부가 워낙 이런 심플함을 사랑하는지라 내부도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그리고 화장실 가는 쪽에 손님이 있어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지만 단체들이 신발을 벗고 올라가서 마실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곳이 있습니다. 나중에 친구들과 수다 떨 일이 생기면 저 공간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아울러는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카카오톡으로 메시지가 오고 음료가 나오면 역시 카카오톡으로 알려줍니다. 왜 이런 시스템 일까 잠시 생각해봤는데 야외에 워낙에 손님이 많기 때문에 주문하기 편하라고 이런 방식을 이용하는 건가 생각만 해보았습니다. 어찌 됐든 저에게는 참 편리한 시스템입니다. 

춘천 공지천근처 카페 아울러
춘천 공지천근처 카페 아울러

드디어 라테를 받아 들고 나와 아울러의 야외 천막 안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어서 더 운치 있는 것 같이 느껴지고 사람도 아무도 없어서 정말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산책 나오길 너무 잘했다며 너무 행복하다며 또 둘이서 발동동거리 고있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라테도 고소하고 담백하면서 묵직하니 제가 딱 좋아하는 맛이라서 분위기에 취하고 커피에 취해버렸습니다. 

춘천 공지천근처 카페 아울러
춘천 공지천근처 카페 아울러

예전에 지나가다 불 피워 놓은 것도 보았는데 오늘은 비가 오니 불은 못 피우는 것 같고 원래는 전구도 더 많이 켜놓는데 오늘은 많이 생략된 것 같습니다. 하지 만덕분에 저희 부부는 아무도 없는 카페의 야외 천막에서 빗소리를 제대로 들으며 잔잔히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오랜만에 여유를 느껴보는 것 같습니다. 중간에 비가 그쳤을 때 학생으로 보이는 소녀들이 나타나서 단체로 사진을 찍던데 옛날 생각도 나고 참으로 분위기 좋은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아울러는 날씨 좋을 때 오면 훨씬 더 예쁘고 힐링하기도 좋을 테지만 저는 비 오는 날이 되면 찾아올 것 같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면 야외 자리는 힘들겠지만 보슬보슬 내리는 비 정도라면 얼마든지 천막 안에 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주 내리는 비를 원망하다가 이렇게나 소소하게 행복을 느끼게 해 주는 고마운 비로 탈바꿈하다니 참 변덕스럽습니다. 라테 맛을 잊지 못해서라도 조만간 다시 방문할 것을 남편과 약속하며 집으로 돌아오는데 역시나 폭우로 바뀌어서 둘 다 물에 젖은 생쥐꼴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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