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공지천근처 카페 아울러
- 춘천 이곳저곳 (맛집과 멋집)
- 2021. 10. 13.
공지천 명물 아울러 카페, 비 오는 날이 더 환상적이다.
날씨가 왜 이렇게 흐린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겨울이 얼마나 추워질지 가늠이 안되는데 겨울이 오기 전에 산책도 맘껏 하고 라이딩도 원 없이 하고 싶은데 언제 비가 올지 몰라서 매번 집 근처만 배회하다가 돌아오곤 합니다. 오늘도 흐린 날씨이지만 그래도 집에서만 있기에는 너무나 답답한지라 가볍게 산책이라도 하고 오자 말하며 우리 부부는 우산 하나만 들고 공지천으로 나갔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우리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비가 쏟아지고 많은 양의 비는 아니라서 둘이서 사이좋게 우산 하나쓰고 산책을 이어갔습니다. 매번 지나다니다가 본 아울러 (AULER)라는 카페가 있었는데 사람이 늘 많아서 한 번도 안 가봤던 장소였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비까지 내려서인지 아무도 없는 것 같아 라테나 한잔 하고픈 맘에 카페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울러는 실내공간은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야외 공간에 마치 캠핑장처럼 꾸며놔서 날씨 좋은 날은 사람들이 야외에서 워낙 커피 마시는 모습을 많이 본 지라 우리도 역시 야외에서 마셔보고픈 맘이 들었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아니고 캠핑장 같은 천막 안은 젖지 않았을 것 같은 맘에 약간 설레어하면서 커피를 주문하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커피만 파는지 알았는데 식사로 대신할 수 있는 파스타와 피자 떡볶이까지 있어서 야외에서 먹으면 정말 꿀맛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식사를 하고 나왔기에 아이스라테 두 잔을 주문하기로 합니다. 다음에는 날씨 좋은 날 와서 그라운드 존에서 꼭 식사를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캠핑은 정말 도저히 저희랑은 맞지 않아서 갈 자신이 없기에 캠핑을 대신해서 집 앞에서 이런 분위기를 즐길 수 있음에 행복했습니다.
아울러 카페의 내부는 정말 심플하기 그지없습니다. 모든 물건들이 깨끗하고 심플하고 어찌 보면 휑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저희 부부가 워낙 이런 심플함을 사랑하는지라 내부도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그리고 화장실 가는 쪽에 손님이 있어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지만 단체들이 신발을 벗고 올라가서 마실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곳이 있습니다. 나중에 친구들과 수다 떨 일이 생기면 저 공간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아울러는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카카오톡으로 메시지가 오고 음료가 나오면 역시 카카오톡으로 알려줍니다. 왜 이런 시스템 일까 잠시 생각해봤는데 야외에 워낙에 손님이 많기 때문에 주문하기 편하라고 이런 방식을 이용하는 건가 생각만 해보았습니다. 어찌 됐든 저에게는 참 편리한 시스템입니다.
드디어 라테를 받아 들고 나와 아울러의 야외 천막 안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어서 더 운치 있는 것 같이 느껴지고 사람도 아무도 없어서 정말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산책 나오길 너무 잘했다며 너무 행복하다며 또 둘이서 발동동거리 고있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라테도 고소하고 담백하면서 묵직하니 제가 딱 좋아하는 맛이라서 분위기에 취하고 커피에 취해버렸습니다.
예전에 지나가다 불 피워 놓은 것도 보았는데 오늘은 비가 오니 불은 못 피우는 것 같고 원래는 전구도 더 많이 켜놓는데 오늘은 많이 생략된 것 같습니다. 하지 만덕분에 저희 부부는 아무도 없는 카페의 야외 천막에서 빗소리를 제대로 들으며 잔잔히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오랜만에 여유를 느껴보는 것 같습니다. 중간에 비가 그쳤을 때 학생으로 보이는 소녀들이 나타나서 단체로 사진을 찍던데 옛날 생각도 나고 참으로 분위기 좋은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아울러는 날씨 좋을 때 오면 훨씬 더 예쁘고 힐링하기도 좋을 테지만 저는 비 오는 날이 되면 찾아올 것 같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면 야외 자리는 힘들겠지만 보슬보슬 내리는 비 정도라면 얼마든지 천막 안에 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주 내리는 비를 원망하다가 이렇게나 소소하게 행복을 느끼게 해 주는 고마운 비로 탈바꿈하다니 참 변덕스럽습니다. 라테 맛을 잊지 못해서라도 조만간 다시 방문할 것을 남편과 약속하며 집으로 돌아오는데 역시나 폭우로 바뀌어서 둘 다 물에 젖은 생쥐꼴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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